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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LE VANYA

PHOTO by IRO

교수부부가 돌아왔어.

그리고 이곳의 생활은 엉망징창이 되버렸다구.

먹고 자고 먹고 마시고, 그리고 다시 먹고 마시고 자고...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렸어! 뭔가가 무너져버렸다구!

 

   후기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비극이란,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비 시스템에 포식되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우리 스스로마저 소비해버리고 마는 그 시스템에... 특히 지식인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아이러니하다. 그들의 지성은 사회적 진보를 꿈꾸지만 그들의 일상은 소비 생활에서 한 발자국도 빠져나가지 못 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의 변혁을 외치면서도 결국 대형 마트에서 값싸게 나온 화장실 휴지를 대량 구매하는 일상생활에서 그리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번 작품에서 <바냐 아저씨>를 통해 우리가 그려보고자 한 것은 이러한 소비사회 안에 잠식되어 버린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다.

 

   이번 공연의 키 워드는 ‘음식’이다. 우리는 이번 공연을 위하여 4막 구성의 원작을 1막으로 재편성하여 100분정도의 퍼포먼스로 축약시켰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은 무대 위에서 시종일관 접시 위의 음식을 먹게 될 것이다. 전채요리로부터 시작된 코스요리는 스프, 생선요리, 샐러드, 파스타, 고기요리... 그리고 물론 마지막을 장식하는 디저트 케이크와 커피까지 계속 이어진다.  이 성대한 만찬을 앞에 두고 그들은 끊임없이 먹고 마시고, 다시 먹는다. 그리고 먹으면서 토론하고 사회문제에 대하여 독설을 내품는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노래하는가 하면 서로를 물고 뜯고 각투하며 그들 자신에 대해 절망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나오는 코스요리를 먹어치운다.

 

   그렇다. 이것은 한 종류의 데드 레이스(Dead Race)다. 한번 시작 된 풀코스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먹지 못 한 음식들은 무정하게 쓰레기통 속으로 버려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요리들이 다시 나열된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계속 먹어대고 미쳐 날뛰고 울부짖는다. 구토하면서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정해진 ‘소비’를 강요당하는 것이다.

 

   관객들은 이 그로테스크하게 각색된 체홉극을 통하여 골계적 상황에 웃고 그리고 먹다 버려진 음식들의 양에 압도될 것이다. 하지만 공연 후에 그들 앞에 남겨진 거대한 쓰레기 산 앞에서 절망하고 있는 배우들을 눈앞에 두는 순간, 관객들은 더 이상 웃음을 짓지 못 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 누구도 웃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안똔 체홉을 만나다]

15. 자본주의 만난 바냐는 어떻게 됐을까, 연극 ‘바냐 아저씨’

 

"보통의 대중들이 ‘체홉 작품은 어려워’라고 말하는 지점은

토모즈 팩토리 만의 ‘연극성’으로 이해를 도왔고,

‘체홉 작품은 코미디야’라는 장점은 극화 시켰다.."

(민중의소리 )

 

 

이번 무대의 미덕은 되레 식탁 밖에 웅크리고 있다.

바로 지치고 상처 입은 바냐(송철호)의 퀭한 눈이다.

후기 산업사회의 팍팍한 사막을 건너는 낙타의 눈이고,

신도림역과 광화문광장에서 어깨를 스친 갑근세 납부자의 눈이기도 하다.

(한겨레)

토모즈팩토리의 '바냐 아저씨 Uncle Vanya'

밥상 위의 서러운 봉기!

 

이런 식상한 작품으로 요런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니...

작품 해석과 연출력에서 감동과 감탄!

 

(딱지의 호락호락)

원작    안톤 체홉

연출・각색 쯔카구치 토모

번역・윤색 손상희

무대디자인 Shine-Od

조명디자인 라성연

고영민   김수아   김수정 

박옥출   송철호   안재범

임예슬   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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