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WOYZECK

소극장 혜화당

2017 5.11~5.21

 

심영민   서정식   송철호   전운종 
김수정   강민규   문지홍   김보경

 

                     각색 / 연출 : 쯔카구치 토모
                     조명디자인 : 이경은
                     무대디자인 : Shine Od

Photo by 보통현상 김솔

        이 작품의 모델이 되었던 요한 크리티안 보이체크는 1824년 8월 살인 죄로 라이프찌히 광장에서 공개 처형당했다. 이것은 30년만의 공개처형이었고, 라이프찌히 역사상 최후의 공개처형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보이체크라는 인물은 과연 동정의 여지가 있는 인간이었을까? 극작가 뷔히너의 대답은 ‘그렇다’였고, 지금 여기서 연출을 하고 있는 나의 대답 역시 같다. 하지만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이 복잡한 인물을 공감 가능한 인물로 그려내는 것이 과연 가능은 한 걸까?
     핵심은 여기에 있다. ‘우리들 역시 보이체크라는 사실.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우리 역시 자신의 가장 가까운 누군가를 희생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동조 가능한 상황을 무대에 형상화 하기 위하여, 그리고 보이체크의 광기가 그의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조장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이를 위해 연출은 두 개의 키워드를 선택했다. 하나는 ‘시스템’ 그리고 또 하나는 ‘악몽’이다.

     ‘시스템’이란 우리들 현대인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다. 우리들은 자본주의사회의 시스템 안에서 부품으로 살아가고 있다. 시스템의 규칙에 맞춰 적당히 소비하고, 생산하고, 번식하고, 생산을 위한 노동단위로서 유효기간이 지나면 조용히 죽은 것을 요구 받고 있다. 시스템의 논리에선 우리들이 꼭 인간일 필요도 없다. 인간성은 필수항목은 아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마리를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은 보이체크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생체실험의 실험재료이거나, 계급조직의 말단구성원 이거나 혹은 잔혹한 서커스장의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성을 상실했고 박탈당했다.
      다음 단어는 ‘악몽’이다. 이번 공연은 원작에 있던 ‘서커스 장’의 장면이 크게 확대되었다. 서커스 장의 ‘관객몰이’나 ‘원숭이 쇼’를 하나로 통합하여 ‘서커스 단장’이라는, 보이체크를 괴롭히는 또 다른 등장인물로 만들어버렸다. 그와 그의 하수인인 원숭이=광대들은 악몽 세계의 주인들이다. 현실세계에서 비인간적으로 취급당하며 괴롭힘을 당하던 주인공이 밤은 밤대로 악몽 속에서 서커스 장의 구경거리로 취급 당하며 괴롭혀진다는 설정이다. 
     이 악몽 속의 원숭이=광대들은 이번 연습과정을 통하여 점차 역할이 확대된 예다. 현실 세계의 압제가 탄생시킨 주인공의 머리 속 망령인 그들은, 어느새 현실세계를 잠식해 들어오기 시작하고, 일상을 그로테스크하게 변이시켜 간다. 그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광기에 휩싸인 보이체크의 분신인가, 혹은 비인간적 시스템의 대리인인가, 아니라면 연극이라는 의식에 있어서 예로부터 존재해온 악령들일까? 연습에 몰리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나 조차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그려내려고 하는 보이체크와 마리는 시스템의 냉담하고 거대한 톱니바퀴 안에서 무참히 짓눌려 부셔져 버리는 존재들이다. 원작과는 달리 그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하여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항하고, 감히 반격마저 시도한다. 하지만 톱니바퀴의 움직임은 누군가가 무엇을 바라든 상관없이 돌아간다. 연출가인 나 조차도, 그저 조용히 눈을 감고, 이 악몽의 막이 내려가는 것을 기다릴 뿐이다. 마리의 대사에도 나오는 것처럼 ‘이 세상에 깨어날 수 없는 꿈 같은 건 없으니’…

 

                     

부조리에 굴복해 아내 살해한 남자는 죄인인가? 연극 ‘보이체크’

 

보이체크가 연신 돌리고 돌려야 했던 쇠사슬 소리가 상연 후에도 귓가를 울린다.

철커덩 철컹’. 무대 밖으로까지 이어지는, 끝나지 않는 소리다.

사회의 부조리와 불행의 연장선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듯하다.

민중의소리     김세운

<리뷰> 동아시아 젊은 연극의 상상력 뭉치다…'보이체크'

 

일본인 연출가 쯔카구치 토모, 몽골인 무대미술가 시네오드, 한국인 조명 이경은 등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여기에 송철호 배우가 심리적 압박감을 겪는 주인공 보이체크를 70분 내내

'내장을 빼낼 듯이' 열정적으로 연기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뉴스1코리아     박정환

<리뷰> 실험적인 설정에 박수를 그리고 공감. 연극 <보이체크>

 

표현주의 작품의 대표작인 <보이체크>를 <보이체크> 답게 해석한 용기있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이 작품은 그 흔한 '데이트 연극' 도 대중성을 노린 그런 작품도 아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연극에 조회가 깊은 관객들의 깊은 공감과 호감을 얻는 데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드인뉴스     김영식

bottom of page